A보다 B가 낫다
(아래 글에서 “낫다”라는 표현은 해당 도메인에서 낫다는 뜻이지, 당연히 총체적으로 사람이 낫다는 뜻이 아니다. 그런 비교가 설마 이런 식으로 가능하겠는가.)
Python 프로그래머가 Java 프로그래머보다 대체로 더 낫다.1 “과연 그럴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쨌든 Python 프로그래머의 대부분은 다언어주의자이기 때문에 Java를 비롯해 다른 다양한 언어들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Java 프로그래머의 대부분은 Python을 모른다.
<table> 태그를 남발하며 그리드 형식의 웹 개발을 하는 사람보다, 웹 표준을 준수하는 사람이 더 낫다. 이것 역시 마찬가지다. 웹 표준을 준수하는 사람도 <table> 태그를 왕창 써가며 그리드 형식의 웹 개발을 할 줄 안다. 그것도 능숙하게. 하지만 “웹 표준은 낭비다”라고 떠들고 다니며 자기합리화하는 사람들은 죄다 웹 표준 개발 제대로 못한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대부분 그냥 아예 못한다). 혹은 그러면서 자기가 충분히 경험해봤다고 생각하기까지 한다.
Windows만 써본 사람보다 Mac OS, Linux 등 다른 운영체제를 주로 쓰는 사람이 더 낫다. 후자는 이미 Windows 역시 잘 쓴다. 전자는 써보지도 않았으면서 다른 운영체제는 뭐가 어떻다 말만 많다.
위에서 이야기한 A보다 B가 낫다…라고 하는 케이스들은 모두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사실상 A의 경우는 살아가는데(?) 필수적이거나 꼭 거칠 수밖에 없는 케이스고, B는 모두 선택적(optional)이다. 그래서 “대체로 낫다”라는 판단을 일반적으로 수월히 할 수 있다. 선택적인 B를 자처해서 하는 사람은 A를 이미 능숙하게 하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A만으로도 감지덕지하는데 B를 자처해서 경험한다는 것은 더 열정있거나 더 적극적이라거나 하는 성향을 추측하게 한다. B에 해당하는 사람은 A를 더러워서 싫어할 가능성이 높지만, A에 해당하는 사람이 B를 싫어한다고 하면 사실은 B에 대해 무지하고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때로 A는 B에 대해 무관심하다. 자기가 아는 영역이 그만큼이기 때문이다.2 사람과 그 집단에 대해 일반화를 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만, 또 이런 식으로 일반화된 판단을 하는 것이 얼마나 오차가 적냐를 따져보면 대충 그럴듯한 통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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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Graham, The Python Parado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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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Graham, Beating the Averages ↩

November 27th, 2008 at 11:22 AM
강성룡의 생각…
두려움은 무지에서 나온다. 무지한 것에 대해서는 두려움이 선행할 수도 있다(모든 사람이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데 무지를 인정하고 극복하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는 …
November 27th, 2008 at 11:39 AM
흥ㅅㅂ의 생각…
“자기가 아는 영역이 그만큼이기 때문이다.”…
November 27th, 2008 at 12:28 PM
하지만, 프로그래밍 언어는 “할 줄 안다” 는 것이 낫다는 기준이 되기는 조금 미묘한 감이 있습니다. ^^; Java 전문가가 설계도 잘하고 코딩도 잘하는데 python을 모른다고 해서 python+Java를 알면서도 잘 못쓰는 사람 보다 못하다라고 말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
November 27th, 2008 at 1:15 PM
하늘 님, “Java라는 특정 언어”만 잘 하는 사람과 “python쓰고 Java도 쓰는” 사람의 발전가능성과 수용능력은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도메인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 자체가 통찰의 확장이고 관점의 전환이니까요. 과연 그 두 사람이 10년 뒤엔 어떨까요?
November 27th, 2008 at 5:03 PM
‘매킨토시’ 커뮤니티 가보면 가끔 맥으로 컴퓨터를 시작해서 윈도는 쓸 줄 모르는 사람도 있던데 ㅎㅎ 그런데 “선택적인 B를 자처해서 하는 사람은 A를 이미 능숙하게 하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라는 말을 얼른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요. A를 능숙하게 다루기 때문에 선택적인 B로 이동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지 않을까요?
November 27th, 2008 at 7:36 PM
셀샤스의 생각…
결론은, 공부하면 식견이 높아지고 Positive 적이 되지만, 안하면 무지하고 찌질해진다….
November 29th, 2008 at 8:55 PM
강성룡님: 예전엔, 저도 그럴꺼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요즘 보니; 그에 상반되는 예시를 몸소 보여주시는 분들을 ‘많이’ 만나서요. 예를 들면, 윈도우즈 C++ 프로그래밍만 했지만, 각종 개발 프로세스는 첨단을 달리시는 분들이라던가, 자바만 해왔지만 복잡한 프레임워크들을 완벽히 이해하고 사용하는 개발자들을 만나보니, ‘다른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결국은 취향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결국은 Selsheas님 얘기처럼 공부를 하냐 안하냐가 문제. - 웹표준은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합니다;
December 2nd, 2008 at 1:38 AM
상반되는 예를 모아서 예외라고 부르죠. :)